만성기침의 원인: 기도 외 질환들을 중심으로

인제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일산백병원 천식·알레르기센터

정 재 원

대한내과학회지: 제 78 권 제 6 호 2010


서 론

 기침은 가장 흔히 의료기관을 찾는 증상 중의 하나이며, 외부 자극에 대한 정상적인 방어작용으로서 가볍게는 감기에서부터 심각하게는 결핵, 폐암 등 다양한 원인들에 의해 유발될 수 있다. 만성기침은 8주 이상 지속되는 기침으로 정의하는데, 이를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만성기침의 원인을 밝혀내는 것이 중요하다. 기침의 양상, 빈도, 기간, 악화인자, 가래 유무, 약물에 대한 반응도에 대해 환자병력을 철저히 조사하고 진찰과 객관적인 진단검사를 통해 원인질환을 찾아낸다. 그러나 기침의 양상과 진찰소견만으로 원인을 밝혀내는 데는 어려움이 많다. 만성기침의 원인에 대해서 Irwin 등은 해부학적인 접근법을 이용하여 후비루증후군(postnasal drip, PNS), 기관지천식(asthma), 위식도역류(gastroesophageal reflux, GERD)를 만성기침의 가장 흔한 3대 원인으로 보고하였다. 우리나라에서 시행된 조사에서도 만성기침의 원인으로 각각 후비루증후군 39.7%, 기관지천식 32.3%, 위식도역류 14.1%, 만성기관지염 5.0%의 유병률을 보여 세 가지 질환이 제일 흔한 원인질환임을 알 수 있었다. 만성기침은 일반적으로 외래에서 사용하는 기침 억제제에는 잘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단순히 증상을 줄이기보다는 숨어 있는 원인질환을 찾아 제대로 적합한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여기에서는 만성기침을 일으키는 원인질환 중 안지오텐신전환효소 억제제(angiotensin converting enzyme inhibitor, ACEI)와 역류성 질환(reflux disease) 등 기도외적인 원인에 의한 기침의 진단과 치료에 대해 중점적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Table 1. Interview items for ACE inhibitor-induced cough

1. Does patient complain of cough more than 8 weeks

2. Does patient take any medication due to hypertension or diabetes?

3. Did physician change or add new drugs within 3 months?

4. Did cough begin or aggravated after drug addition or change?

5. Check patient's prescription records from previous facilities

6. Check patient's treatment for cough and response at previous facilities

7. Discontinue suspicious drug and evaluate after 1 week


기도 외 원인에 의한 만성기침

1. 안지오텐신전환효소 억제제(Angiotensin converting enzyme inhibitor, ACEI)

 안지오텐신전환효소 억제제는 부작용으로 기침을 유발할 수 있음이 잘 알려져 있으며, 약물을 투여받은 환자들 중 약 5~30%에서 기침을 경험한다. 여자, 비흡연자, 동양인에서 좀더 흔하며, 기침이 나타나는 시기는 약을 먹은 후 수시간에서 수주, 길게는 수개월 후에 나타나며 약을 중단하면 대개 1~4주 이내에 호전되며 완전히 없어지는 데 길게는 석 달 정도 걸리기도 한다. 전형적으로 환자는 인후부가 간지러우며 무언가로 긁는 듯한 느낌을 호소하며, 이는 약제의 투여 용량과는 무관하다. 다른 종류의 안지오텐신전환효소 억제제

로 변경하더라도 기침 증상은 크게 좋아지지 않는다. 안지오텐신전환효소 억제제에 의한 기침은, 약물이 기관지 조직의 브라디키닌(bradykinin), 물질 P (substance P),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을 증가시켜 기침반사의 민감도를 증가시키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만성질환을 가진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고, 이들 중 많은 수가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으로 진단받고 다양한 안지오텐신전환효소 억제제를 복용하고 있다고 한다. 대개 환자들은 이미 만성기침으로 여러 의료기관을 거친 후에 방문하는 경우가 많으며, 약물 복용과 증상발현 사이에 시간 지연이 있기 때문에 설마 자신이 복용하는 약물이 기침의 원인일 것이라는 의심을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문진하는 의사가 환자에게 약물 복용력에 대해서 자세히 질문하지 않으면 의심 약물을 중단하는 매우 간단한 조치만 가지고 환자의 증상을 개선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게 된다. 기침으로 의료기관을 방문한 환자에서는 반드시 문진 단계에서 다른 질환 동반 여부(당뇨병, 고혈압), 현재 복용 중인 약물의 투여시작 시기 및 최근 변경 여부, 처방전 또는 약국발행 투약기록지 등을 확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표 1).

 만성기침으로 의료기관을 방문한 환자가 안지오텐신전환효소 억제제를 복용하고 있는 상태라면 약물투약과 증상발현 사이의 선후관계가 명확하지 않더라도 일단 안지오텐신전환효소 억제제를 중단해 보도록 한다. 문헌 보고에는 1~4주, 길게는 3개월까지 걸린다고 하나,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많은 환자들이 1주 이내에 신속한 증상 개선을 보였다. 환자가 안지오텐신전환효소 억제제를 반드시 복용해야 하는 경우라면 조심스럽게 다시 투여를 시도해 보거나, 기침을 억제하기 위해 크로몰린(sodium cromoglycate), 테오필린(theophylline), 술린닥(sulindac), 니페디핀(nifedipine), 황화철(ferrous sulfate)등을 같이 투여할 수 있다. 최근에는 안지오텐신 수용체에 직접 작용하는 안지오텐신수용체 차단제(Angiotensin receptor blocker, ARB)가 개발되었고, 기침의 유발 빈도가 속임약(placebo)과 비슷할 정도로 낮았기 때문에 적응증이 되는 경우 이 약물로 바꾸어 투여할 수 있다.

2. 위식도역류(Gastroesophageal reflux, GERD)에의한 만성기침

 위식도역류에 의해 역류된 위산과 내용물이 식도 하부점막의 기침수용체를 자극하거나 기도로 미세 흡인되어 기침을 유발할 수 있다. 기침을 일으킬 수 있는 다른 질환과 동반된 경우가 많으며 만성기침 환자에서 5~41% 정도의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 전형적인 기침과 함께 위산 역류 증상, 가슴쓰림(heartburn)이 있으면 바로 위식도역류에 의한 기침을 의심할 수 있지만, 특징적인 증상은 없고, 그냥 가래가 많이 끓는다거나 마른 기침만 호소하는 환자들도 상당수 있다. 그러므로, 여러 가지 경험적 치료에 반응이 없을 때에는 반드시 위식도역류에 의한 기침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표 2).

 위식도역류에 의한 만성기침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역류가 발생하고 이에 따라 기침이 유발되는 것을 증명하면 된다. 증상의 양상, 흡연 여부, 약물 복용력, 방사선 검사, 기관지유발 시험 등으로 다른 질환을 배제하고 나면 위식도역류에 대한 검사가 필요하다. 우선 위내시경을 시행할 수 있으나, 식도 손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정상처럼 보일 수 있다. 가장 도움이 되는 검사는 24시간 식도 수소이온농도(pH) 측정 검사인데 환자가 기록한 기침 증상과 위산의 역류 정도를 기록하여 분석한다. 그러나 이 검사법은 침습적이며 시행하기가 용이하지 않고 진단적 가치나 해석에 논란이 있어, 외래에서 환자에게 처음부터 권하기는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위식도역류가 의심되는 상황이면 먼저 경험적 치료를 제공하여 반응을 보는 편이 좀 더 현실적이다. 치료는 생활습관의 교정과 함께 제산제, H2수용체 차단제, 위장관 운동촉진제, 프로톤 펌프 억제제 등을 적절히 사용해서 좋은 치료 결과를 얻을 수 있다(표 3). 증상이 호전되는 데 수개월이 걸리므로 충분한 기간 동안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며, 또 이를 환자에게 미리 알려 주어 꾸준한 생활습관 교정과 함께약물치료에 잘 따라오도록 하여야 한다.


Table 2. Clinical profiles that predicts that chronic cough is likely due to GERD

1. Complain of a dry or productive cough for a duration of at least 2 mo

2. Not be smoking or be exposed to other environmental irritants

3. Not be taking an angiotensin-converting enzyme inhibitor

4. Have a normal or near-normal chest radiograph

5. Symptomatic asthma has been ruled out:

   - Methacholine challenge is negative, or

   - Cough has not improved with asthma medications

6. Postnasal drip syndrome due to rhinosinus diseases have been ruled out:

   - First-generation H1-antagonists have been used and failed to improve cough, and

   - “ilent”sinusitis has been ruled out

7. Eosinophilic bronchitis has been ruled out:

   - Properly performed sputum studies are negative, or

   - Cough has not improved with inhaled/systemic corticosteroids


Table 3. Life style and dietary modifications

1. Quit smoking

2. Eating 3 meals a day without snacking.

3. No eating for 2∼3 hours before lying down

4. High protein, low fat diet

5. Avoid alcohol, coffee, chocolate, sour flavoured juice, frothy beverage

6. Weight control if obese

7. Restriction of calcium channel blockers, anticholinergics, beta-blockers

8. Head elevation when sleeping


Table 4. Clinical features between GERD and LPR

gastro esophageal reflux

heartburn 

acid reflux symptom

aggravated: 

  - night

  - when lie down

laryngopharyngeal reflux

dry cough

voice change, throat clearing

aggravated:

  - when eating, speaking

  - when standing


3. 인후두역류(Laryngopharyngeal reflux, LPR)에 의한 만성기침

 역류된 산이 인두, 후두 부위에서 다양한 증상을 유발하는 상태를 인후두역류라고 하는데, 이는 넓은 의미에서는 위식도역류에 속한다. 그렇지만, 인후두역류를 가진 환자에서는 전형적인 위식도역류 증상인 가슴쓰림(heartburn)이 대부분 없다. 이들 인후두역류 환자에서는 역류된 산을 제거하는 식도 기능은 대부분 정상이며 대신 방어기전이 약한 후두점막이 역류된 산에 의해 손상을 입어서 다양한 비전형적인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표 4). 환자는 만성기침을 호소하지만 위식도역류에서 보이는 기침과는 조금 다른 임상양상을 보인다. 대부분 후두부가 뭔가 걸린 듯이 불편하고 불쾌한 이물감이 있어 환자는 이를 뱉어내기 위해서 아주 오랜 기간 동안 컥컥거리거나 헛기침을 하는 등, 일부러 기침을 만들어 내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식사습관이 좋지않은 노인에서 증상이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다.

 인후두역류는 후두 내시경으로 인후부와 성대의 병변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진단에 도움이 된다. 후두의 홍반(erythema), 부종(edema), 육아종(granuloma) 등 다양한 병변들을 관찰할 수 있다. 그러나 검사 결과의 정상범위에 대해 일치된 의견이 없고 내시경 소견과 환자의 증상 정도가 잘 맞지 않아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내시경 소견을 확인하고 경험적 치료를 제공하여 환자의 호전을 보는 방법이 널리 이용되고 있다. 치료는 위식도 역류에서와 마찬가지로 생활습관 교정과 함께 약물치료가 주를 이룬다. 인후두역류 증상이 개선되는 데에는 약 2개월 정도 걸리지만 후두 내시경 소견은 서서히 6개월 정도에 걸쳐 호전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4. 심인성 또는 습관성 기침

 밤에는 기침을 하지 않는다거나 컹컹거리는 기침 형태를 보인다고 바로 심인성 기침으로 진단내려서는 안 된다. 간혹, 불안, 우울, 가정폭력이나 아동학대 등의 문제가 있는 경우에 신체화반응(somatization reaction)으로 만성 기침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환자를 대할 때, 이를 고려사항에 넣어 두어야 한다. 여러 가지 진단적 검사에도 기침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을 발견해 내지 못하고 경험적인 치료에도 잘 반응하지 않는 기침은 심인성 기침일 가능성이 있다. 심인성 기침이 의심되는 경우 행동치료를 포함하는 정신과적인 치료로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소아의 경우에는 투렛증후군(tourette syndrome)에서 컹컹거리는 듯한 기침을 보일 수 있으므로 이를 배제하여야 한다. 심인성 기침이라는 진단명은 모든 가용한 진단적 검사를 통해 다른 가능한 원인을 모두 배제한 후에야 비로소 붙일 수 있으므로 일반적 검사-단순흉부방사선, 부비동사진, 폐기능, 가래 검사-에서 이상이 없다고 심인성 기침을 먼저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결 론

 만성기침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유발되지만 진단에 특이적인 증상이나 결정적인 검사방법이 없기 때문에 임상에서 다루기 어려운 증상 중 하나이다. 그렇지만 Irwin 등이 제안한 해부학적 진단 접근법에서는 거의 대부분(88~100%)의 환자들에서 기침의 원인을 찾아내고 치료할 수 있다고 하였다. 문헌에는 기침의 특성이나 일중변동 등이 진단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어떤 방향으로 진단적 접근을 해야 할지, 경험적 치료로서 무엇을 제공해야 할 지 결정할 때에는 환자의 임상증상에 대한 정보 이상으로 소중한 것은 없다. 이번 특집에서 다룬 소주제 모두 진단에 특이적인 임상증상은 없다. 그러나 환자를 문진할 때 기침의 양상과 빈도, 발생시기, 기침 기간, 악화인자, 가래 동반 유무, 투여 중인 약물의 종류와 투여 시작 시기, 기존 기침치료에 대한 반응도 등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물어본다면 만성기침의 치료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 만성기침의 원인질환들은 오랜 기간 치료를 요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환자에게 치료를 제공할 때 어느 정도 기간 동안 치료를 할 것이며 환자가 집에서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상의해야 순응도를 양호하게 유지할 수 있으며, 좋은 치료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